[詩]겨울풍경 - 장만호

무명시인 2008. 6. 18. 10:46

겨울 풍경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  - 장만호

술을 먹고 집으로 가는 길
숨죽인 화계사를 건너고 국립 재활원을 지나다 보면
서서히 일어나 하나, 둘 셋 ······
별들을 이어 별자리를 긋듯 손을 잡는 아이들
휠체어를 타거나 지체 부자유한 별들
밀거나 당겨주며 수유리의 밤을 온 몸의 운동으로
순례한다, 길 밖에 고인 어둠만을 골라 딛으면서
몸이 곧 상처가 되는 삶들을 감행하며
흔들리는 平生을, 과장도 엄살도 없이 흔들며 간다
그 모습 가축들처럼 쓸쓸해
왜 연약한 짐승들만 겨울잠을 자지 않는지
작은곰자리에서 내려올 눈발을 헤치며,
왜 사람만이 겨울에 크는지,
묻고 싶었지만
아이들은 여전히 붕어빵을 입에 물고는
風警처럼 흔들리며 간다
깨어 있으려고
흔들려 깨어 있으려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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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학교를 다니면서 3학기동안 시강의를 해주신 교수님 시다..

그냥 이런 느낌의 시가 좋고..

이런 시를 쓰고 싶고..

교수님과 술을 마시면서 물어봤었다..

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..

마치 겨울풍경에서 도망처나온 휠체어 처럼..